_name_

성분 이야기

3. 현대의학적 아로마테라피

현대의학적 아로마테라피
'향수의 나라' 프랑스에서 르네 모리스 가트포세 (Rene Maurice Gattefosse)라는 프랑스인 화학자가 향수 제조공장 실험실에서 향을 배합하는 실험을 하다가 실수로 손에 화상을 입었다. 순간 그녀는 다급한 마음에 옆에 있던 라벤더 오일통을 발견하고는 오일에 손을 담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화상으로 인한 통증과 흉터가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1928년 처음으로현대의학적 치료개념으로서의 아로마테라피(Aroma Therapy, 아로마요법 혹은 향기요법)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여성 화학자는 라벤더 꽃에서 추출한 오일이 화상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 일생을 천연오일의 치료효과 연구에 바쳤다 . 그 결과 각종 방향성(芳香性) 식물의 잎, 꽃, 줄기, 뿌리, 씨앗 등에서 추출한 오일을 증류법(distillation)으로 걸러낸 순수 오일(essential oil, 정유)의 경우 소독, 살균, 진정, 소염 등의 효능이 있음이 밝혀졌다. 그래서 이름도 '아로마(방향)+테라피(치료)'라고 붙여졌다.

물론 민간요법으로서의 향기요법은 고대 이집트왕조 시기까지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000년경에 제작된 파피루스엔 "좋은 정유와 훌륭한 향수, 그리고 사원의 향내, 이것들을 신들이 매우 즐긴다"고 쓰여 있고 아로마 오일을 추출하는 장면과 이집트 왕인 파라오가 향기요법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벽화들도 발견된 바 있다. 고대 인도와 중국에서도 유물과 문헌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아마도 고대인들은 식물에서 추출한 오일의 효능을 경험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역사가 오래된 아로마요법은 14세기경 유럽지역에 창궐한 페스트의 전염을 억제하는 데 널리 사용되기도 했는데, 21세기 미국에서 발생한 세균테러 방지에도 이 요법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지는, 최근 미국의 조지타운대 메디컬센터의 해리 프로스(Harry G. Preuss) 박사에 의해 피자 맛을 살리기 위해 쓰이는 오레가노(Oregano) 오일이 탄저병균 등 생화학적 무기로 사용되는 세균에 강력한 효과가 있음이 쥐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오레가노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독미나리의 독을 중화시켜주는 해독약으로 사용돼 왔으며, 강장·이뇨·식욕증진·살균작용 등도 있다고 알려져 차나 목욕제 등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가장 오래된 전통요법 중 하나인 아로마요법이 21세기 첨단의학이 세상을 석권한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아로마테라피
영국에서 아로마테라피스트들은 의사들의 의료행위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일하는 '보충적 치료사' 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국에서 허브학, Homeopathy(동종요법)와 중국 한방은 대체 의학으로 인식되므로 이러한 치료법을 찾는 환자들이 의사들을 보고, 병을 진단하고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알약이나 물약을 처방한다. 조제되는 약품이나 항생제는 대부분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데 , 이들은 보통 나른함(졸음), 사지 붓기, 근육경련, 갈증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갖고 있다. 반면에 Holistic Therapist들은 환자 한 명당 1시간이나 그 이상을 보고, 진찰 후에는 30분 정도의 상담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영국에서 아로마테라피는 아주 새로운 치료법이었다.
아로마테라피는 향수산업에 종사하던 프랑스의 과학자 Maury여사에 의해 영국에 소개되었다. 여사는 신체에 마사지를 통해서 에센셜 오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흥미로운 사항은 프랑스에서는 아로마테라피스트가 꼭 의사여야만 했고, 다수 오일들이 먹는 것으로 처방되며, 독일에서는 아로마테라피의 후각작용과 대뇌 변연계에 주는 에센셜 오일의 영향에 더 관심이 많고, 영국에서는 에센셜 오일들이 후각작용과 마사지 두 가지로 모두 쓰인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향기요법 (아로마테라피)을 도입하는 병원이 점차 늘고 있다. 그동안 기분 전환이나 피로 회복 등에 사용됐던 수준을 넘어 전문 치료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향기치료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는 한국아로마테라피협회에 따르면 97년 이후 정회원으로 가입한 1100여명 중 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 전문 의료진은 64%에 이르는 700여명에 이르고, 이들은 현재 병원이나 의원 등에서 향기요법 클리닉 등을 개설해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아로마테라피의 도입은 사람들이 한의학을 생각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화학적인 방법보다는 자연적인 방법을 요즘 시대에 선호하는 것에 맞추어 아로마테라피의 병원에의 도입은 어쩌면 당연한 순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향기요법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학적 검증 자료가 부족하고 과다 사용으로 인한 피부염증 등 부작용도 일부 보고 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이 제시한 정확한 사용법과 용량을 지켜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